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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로버트 드니로의 고백 감상

《고백》을 보고 나서 마음속에 오래 남는 건 총성도 아니고 살인의 정체도 아니었어요. 오히려 진짜로 무거웠던 건 두 형제의 갈라진 마음, 그리고 다시 그 틈을 메워가는 과정이었어요. 로버트 드 니로는 신부 데스몬드 역을 맡아, 조용하고 절제된 태도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줬고, 로버트 듀발이 연기한 형 톰은 뒷골목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형사죠. 겉으로는 너무 다른 두 인물이지만, 결국 같은 상처를 안고 있다는 게 영화의 핵심이더라고요.

 

드 니로는 여기서 특유의 폭발적인 감정보다는, 침묵 속에서 흔들리는 신념과 고뇌를 탁월하게 표현했어요. 신부라는 역할이 그저 성직자라기보다는, 세속과 종교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인간의 초상이었고, 저는 그 모습이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왔어요. 특히 형과 대립하면서도, 형을 외면하지 못하는 그 시선 하나하나가 가슴을 찔렀어요.

 

영화는 ‘블랙 달리아 사건’에서 모티프를 따왔지만, 단순한 범죄 미스터리는 아니에요. 살인 사건을 따라가면서, 결국 신과 인간, 정의와 타협, 가족과 죄의식을 탐구하는 이야기로 이어지거든요. 그래서 다 보고 나면 미해결의 허무함보다, 인간 내면의 고백과 침묵이 더 크게 남아요.

 

《고백》은 조용하지만 깊은 영화였어요. 드 니로의 내면 연기, 듀발과의 묵직한 형제 케미, 그리고 1940년대 로스앤젤레스의 어두운 분위기가 잘 어우러졌고요. 범죄가 중심이 아니라, 그 범죄를 마주하는 인간의 자세에 집중한 진지한 드라마였어요. 보고 나니 마음 한편이 오래도록 무겁고도 따뜻하게 남아 있더라고요.